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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3)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3)

권도균의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내용을 정리하는 세 번째 포스팅이다.

고객을 숫자로 파악하지 마라

좋은 창업가는 고객을 한 사람 한 사람으로 구분해 각각을 개별적으로 대하는데, 그저 그런 창업가는 고객을 집단으로 본다. 마케팅의 핵심은 두 가지 질문을 거듭하는 것이다.

“고객이 왜 우리 제품을 쓰는지?”와 “사람들이 왜 우리 제품을 안 쓰는지?”이다.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정답을 안다고 말하는 CEO는 불합격이다. 고객을 상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쉽게 답하지만 틀린 답이다. 알면 알수록 알기 힘들고 오묘한 것이 고객의 속마음이다. 상상이 아닌 진짜 고객을 만나야 한다. CEO가 주기적으로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으면 그 회사의 고객 사랑은 관념적인 아름다운 모습이나 통계와 전략으로 변질되어버린다.

경영자는 고객 대신 다른 경영자들을 만납니다. 이것은 무언가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p.164)

경영자, 경영진들이 직접 고객을 만나야 한다. 다른 사람한테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사업 자체를 고객을 알아가는 과정과 동일시해도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서로에게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라

초보 면접관 CEO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묻고 베테랑 CEO는 무엇을 했었는지를 묻는다. 초보는 보이지 않는 미래의 잠재성을 찾으려 하고, 베테랑은 눈에 보이는 현재의 능력을 확인하려 한다. 나는 과거 수천 명을 면접 보고 채용해 같이 일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지식이 없는 분야의 면접에는 반드시 그 분야를 경험해서 잘 아는 사람을 공동 면접자로 초청했다. 면접자로서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무엇이 좋은 답인지, 심지어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기 떄문이다.

면접의 팁을 하나 더 이야기한다면 응시자가 종사했던 이전 직장의 사업 분야에 대해 배우고 교육 받는다는 자세로 질문해보라. 그의 전문성과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재무회계 분야 지원자를 만날 때마다 ‘단식부기가 있는데, 왜 굳이 복식부기를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사실 면접을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진짜 궁금해서 알고 싶은 것이어서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나를 시원하게 만들어준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 그가 결국 입사해서 이니시스의 사장 자리까지 승진하였다.

GE의 회장인 잭 웰치에게 면접 볼 때 하나만 질문해야 한다면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왜 이전 직장을 그만두었는가?‘였다. 그 질문의 답을 파고 또 파고 또 질문하면 그의 **직장 윤리, 능력, 지혜, 시장에 대한 안목** 등 모든 것이 다 나온다고 했다. (p.176)

내가 일한 경력과 회사에서 나는 왜 그만 두었는지, 혹은 과거와 현재에 그만두고 싶어했는지, 싶어하는지? 생각해보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적 동기부여와, 같이고 일하고 싶은, 일했던 동료의 가치관 (정직), 커뮤니케이션 (수용). 그것이 회사 및 조직생활에 있어 필요한 부분을 미처 채우지 못하는 내가 부족한 것일지도 같이 생각해보자.

자기 일을 하면서 부하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

  • 리더로 성장하는 매니저

비상이 걸리 때, 한국군은 졸병들 중심으로 출근해 대기, 미군은 장군과 부대장 등 의사 결정권자들이 출근해 대기함. ‘사건이 터지면 (중략)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의사 결정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높은 계급의 참된 의미야’가 미군의 마지막 대사다.

매니저자기 일을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고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일을 하면서 부하 직원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전자는 5년 이내 머리와 입만 살아 있고 본인의 손발로 직접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화석이 될 것이고, 후자는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모든 조직원들 사이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권리가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하면서 피터 드러커는 상사의 책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아래로 향한, 다시 말해 자신의 부하들에게 대한 책임들을 져야 한다. 그는 먼저 부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또 이해하도록 분명히 교육을 시켜야만** 한다. 그는 부하들이 **그들의 목표들을 수립하는 것을 도와주어야만** 한다. (중략) 부하들의 직무들은 마땅히 그들의 것이다. 그것은 객관적인 필요 때문에 존재한다. 부하들이 거둔 성과와 결과들 역시 마땅히 그들의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부하들이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 도와주는 것**이 상급자의 의무다.”

경력 직원들 가운데 손발이 될 직원이 있어야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 말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니 나 대신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그 직원을 채용해서 나를 해고하세요 많은 조직이 그 일을 잘할 사람을 채용해서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사람 밑에 배치한다는 사실이다. 중간 관리자의 업무는 하향적으로 규정하면 안 되고, 항상 자신의 상급자의 목표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상향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p.180)

내가 못하는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잘 알고 할 수 있는데, 혼자서는 이뤄내기 힘들기 때문에, 같이 하며 부하 직원의 일도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개발 팀장의 자리에 개발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는 존경을 받기도, 올바른 목표를 수립하기도 힘들다.

믿고 함께 일한다는 의미를 전달하라

평가는 엄정하게, 실행은 온정적으로 해야 하나 현실에서는 반대로 한다. 평가는 온정적으로 하고 나서, 정작 직원에게 기회를 주어야 할 때는 그동안 온정적으로 해준 것에 대한 배신감과 보상 심리로 극단적이고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고야 만다. 자주 하는 실수다. 평가는 엄정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으로 평가를 한 후에 융통성 있는 양보와 배려가 있어야 진짜 양보와 배려가 된다. 엄정한 기준과 평가가 없으면 양보와 배려는 단지 당사자의 권리로 이해되고 만다. 친절한 것만으로는 조직을 운영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평가는 자기통제를 위해 필요한 도구이지 사람을 외부에서 또는 위에서 통제하거나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다. 평가는 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도구이다.**

능력 있는 직원에게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남발하는 CEO를 본다. 신중하지 못한 태도이거나 책임질 수 없는 달콤한 약속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봐야 할 문제다. CEO는 직원의 인생을 의리로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이 성장해 스스로 자립할 능력을 갖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버스 비유로 이야기해보자. 인천으로 가야 할 사람을 잘못 태운 춘천행 버스 운전기사가 의리와 신념으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라며 그를 내려주지 않고 계속 태우고 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운전기사야 춘천으로 계속 가면 되겠지만 목적지가 다른 그를 언젠가는 버스에서 내려줘야 할 텐데 인천에서 많이 멀어진 채 버스에서 내린 그의 인생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목적지가 다르다면 빨리 내려줘서 인천행 버스로 갈아 타도록 도와주는 것이 서로에게 최선의 길이다.

평가는 자기통제를 위한 도구며, 동기부여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또한 CEO는 의리로 직원의 인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이 성장해 스스로 자립할 능력을 갖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항상 직원의 목적지는 어디인지 확인하고, 직원의 목적지로 가는 길이, 회사와 가는 길과 일치하는지, 내적 동기부여가 가능한 지 확인해야 한다.

가장 뛰어난 실행가는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자발성의 힘을 믿는 자만이 시도할 수 있는 경영의 모험이다.

그래도 커뮤니케이션은 필요하다. 알아서 일할 것으로 기대하며 기다리지 말고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라. 그리고 믿고 기다리되, 결과를 엄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하라. 대화는 부드럽게 하고 필요하면 양보하고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라. 이게 믿고 함께 일한다는 말의 의미이다. (p. 193)

함께 일한다는 것은, 기대를 낮추고 구체적으로 요청하며, 믿고, 결과를 평가하고 보상하며,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직 키우기와 직원 늘리기는 별개다

스타트업이 10명 이하 규모일 때는 무엇이든 생각하면 금방 구현하고 실행해 효과를 본다. 재빠르게 많은 시도를 했기에 결과도 많다. 오히려 30~40명의 규모가 넘으면 10명이었을 때보다 실행 속도가 느려진다.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때까지 회사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립된 업무 권한과 책임을 갖는 것을 말한다. 게으른 CEO는 중간 관리자의 요약 정리된 보고를 좋아하고, 용기가 없는 CEO들은 조직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해 해결하려 하기보다 중간 관리자 뒤에 숨거나, 사람을 새로이 충원해 문제를 피해가려고 한다. (p.195)

수평적으로 명확하고 독립적인 업무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하지, 중간 관리자로서, 문제를 회피하려 하는 것은 보상만 누리려하며 책임은 회피하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영진은 회피하지 말고 모든 것을 해야한다. 유기성 있는 생산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경영과 제작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가 되며 각자의 업무를 해야 한다.

‘첫 번째 성공 증후군’을 주의하라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고 뭐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주변에서도 칭찬하고 부추긴다. 무엇이건 자신이 시도하면 성공하고 돈을 벌 길이 훤하게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무리하게 발을 담근다. 성공한 창업자뿐 아니라 이익도 내지 못하면서 조금 유명해진 차업자나 어쩌다 정치권 주변에서 놀게 된 창업자들이 거치는 홍역과 같은 질환이다.

한국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을 비교해보면 기술에서나 초기 성장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시장의 규모가 작은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한국 스타트업이 더 잘하는 면도 있다. 그런데 한국 스타트업은 일정 수준에서 성장의 한계를 만난다. ‘첫 번째 성공 증후군’을 앓고 벗어나느라 성장 엔진이 꺼져버리거나, 회사와 경영자에게 장애 같은 후유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기업에도 필요하지만 특히 스타트업에는 강력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투자자가 이사회에 참여해 사업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며 함께 경영에 참여하거나 투자 계약서에 이를 예방하는 조항을 명시해둘 수 있다. 동시에 직언을 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회사 내의 인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외부 멘토 정도로는 창업자가 ‘첫 번째 성공 증후군’에 빠지는 것을 막기 힘들다. ‘첫 번째 성공 증후군’을 앓는 대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다면 한국의 스타트업이 더 많이 세계적인 벤처가 될 것이다. (p.202)

이 세상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고객도 좁게 설계하는 것이고. 항상 겸손하게 성공 증후군에 빠지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지 않아야 하고, 제도적으로 견제 장치로서 이사회가 이를 예방해야 한다. 사업을 이해하는 공동 창업자의 역할 중 일부를 해줄 수 있는 투자자가 필요하다.

내가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

  • 반성적 사고의 필요성

다른 분야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창업가의 좋은 사고와 나쁜 사고의 차이는 쉬운 답에 안주하는지 혹은 답이 없는 불편한 상태를 오래 견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내가 틀렸을지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 때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그럴듯한 아무 가정이나 받아들이고, 정신적으로 불편한 상태를 끝내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좋은 태도는 반성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반성적 사고는 더 많은 탐구를 하는 동안 판단과 결론을 보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고의 긴장은 불편하고 고통스럽다. 좋은 정신적 습관을 훈련하는 데에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첫째는 결론을 보류하는 태도를 갖는 것, 둘째는 생성된 가정을 증명하거나 부정하기 위해 새로운 자료를 찾는 여러 방법을 습득하는 것이다.

현대 교육 철학의 근간을 세운 존 듀이는 100년도 더 전에 쓴 라는 책에서 "의심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계적 탐구를 계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사고의 핵심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창업가는 고뇌하는 철학자여야 한다. (p.207)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답이 없는 불편한 상태에 머물며, 가정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가정을 증명하는 과정을 항상 겪는 사고를 해야한다. 가정이란 문화적, 시대적, 시기적 차이로도 달라지며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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