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1)
권도균의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내용을 정리하는 첫 번째 포스팅이다.
모두가 ‘세계 최초’를 외친다
발표 첫마디가 “이것은 세계 최초입니다.”였다. 발표를 듣는 짧는 시간을 이용해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키워드를 변경해가면서 몇 번의 검색을 반복하자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 관련 회사 이름들이 주르륵 화면에 등장했다. 불과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스타트업 사업 계획서 검토를 거듭할수록 창업하려는 분야에 대한 창업가의 철저한 무지와 무경험과 더불어 계획의 피상성에 놀라게 된다.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회사를 설립해 직원을 채용하고 제품을 개발해 마케팅을 시작한 후에야 이미 같은 제품을 다른 회사가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돈과 시간은 이미 다 날아가버렸다. 그 잠깐의 검색 과정이 막상 사업을 시작해 제품을 만들고 실패할 때까지 소비하는 수천만 원 혹은 수억 원의 돈을 절약하는 가치가 있는 행동이다.
그래서 사업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사 경쟁 상품의 검색과 조사다. 유사 경쟁 상품들을 깊이 연구하면, 처음에는 같아 보였던 여러 제품들이 같은 제품이 아니라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학자 시어도어 레빗도 ‘똑같은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마다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집중하는 고객의 집단과 그들의 문제점과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잘 조사하면 그 시장과 고객의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그 틈새에서 자사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떤 틈새시장에 진입해야 할지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자신만 모른 채 ‘세계 최초’를 용감하게 부르짖느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은 창업자는 되지 말자. (p.94)
사업 구상을 하면, 심지어 꽤나 진지하게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사람들 조차도 금방 찾을 수 있는 경쟁 사업을 찾아보지 않고,
스스로의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에 매몰되어 상상에 빠지거나 행복회로를 돌리곤 하는데, 가장 우선적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그 조사를 통해 아이디어도 더욱 발전할 수 있고. 또한, 세계 최초가 특정 시장의 승자가 되는 것은 더욱이 아니다.
특정한 고객의 특정한 문제에 집중하라
구글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2009년에 구글 웨이브를 발표했다. 반향이 대단했다. 구글은 모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다 포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고 개발자 연동 툴들도 제공해서 모든 서비스들과 모든 사람들을 구글 웨이브에 다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야심에 찬 발표를 했고 서비스도 오픈했다. 발표하는 첫날, 모든 사람들이 열광할 때 나는 이 서비스는 금방 망할 것이라고 소셜 네트워크상에 썼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서비스란 있을 수 없다‘는 원리를 이야기했다. 동시에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집단적으로 믿게 된 배경은 구글이 참 교만했다고 평가했다. 2010년 구글은 구글 웨이브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오픈 소스화하기로 결정했다.
특정한 고객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라고 반복해서 이야기를 해도 그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단지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플랫폼을 만들면 사람들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거나, 기계적 알고리즘으로 모든 사람의 취향을 맞추고 서비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플랫폼이라는 개념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p.97)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대기업도 실수하는 부분이다. 고객은 가능한 만큼 최대한 좁게 설정하는게 좋다. 고객이 좁은게 시장이 작은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고, 고객 한 명이라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하자.
우리의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고객의 전환 비용을 생각하라
수년간 교제하던 이성 친구보다 조금 더 멋진 이성이 차별화된 윙크를 한 번 했다고 지금의 이성 친구를 걷어차고 새 이성의 품으로 바로 달려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존에 교제하던 이성 친구와 주고받았던 선물과 투자한 시간을 다 버리고 새롭게 관계를 시작하는 일은 대단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정을 떼는 고통도 힘들고 그 이성 친구와 이만큼의 관계로 발전하기까지 겪은 긴장 그리고 갈등과 스트레스의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서 겪는 것도 괴롭다 그렇다고 조금 더 좋은 (차별화된) 새 이성과 사귀기 시작해서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할 리스크도 있다. 이것을 경영학 용어로 전환 비용 (switching cost)이라고 한다.
단지 자사 제품이 더 좋기 때문에 고객이 쉽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지금 어디에서 욕망을 채우고 있는지, 전환 비용이 무엇이고 얼마나 높은지를 알고 그것을 넘어설 만큼의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거나 전략이 있어야 한다. (p.102)
단순히 제품이 성능이 좋다고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시장에 내재되어 있는 여러 가지 비용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단순히 우리가 저렴한 비용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그 시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크다.
솔루션이 아닌 문제를 찾아라
‘고객은 이것을 좋아할 것야. 기존 회사는 이래서 못해. 난 잘할 수 있어’
상당수의 사업 계획서는 이같은 가설의 삼단 논리 비약으로 시작한다. 각 문장에 ‘왜’를 붙여 의문형으로 만들어 실험하고 검증하는 일이 스타트업이 해야 할 핵심인데, 당연하다고 가정하고 쉽게 그냥 넘어가서 다음 단계로 접어든다.
‘왜 고객이 이것을 좋아해야만 할까? 왜 기존 회사는 그것을 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가?’ (p.103)
위 고객의 전환 비용에 대한 설명과 마찬 가지로 여러 가설에 의문을 가지고 그 시장을 아주 깊숙하게,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해하려해야 한다.
반응이 없으면 미련 없이 버려라
제품을 먼저 정해놓고 이것을 왜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많이 사용하게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고충이 담겼다. 스타트업계에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로 제품부터 결정하고 나서 고객의 문제와 필요를 억지로 끼워 맞춘다. 아이템과 기술을 먼저 결정해놓고 고객을 역으로 끼워 맞춘 사업 계획서는 표시가 난다. 트렌드를 좇는 창업자들이 잘 빠지는 대표적인 함정이다. 사업 계획서는 억지 논리로 채워지고 설득과 논쟁을 가설 검증의 도구처럼 쓴다. 복잡한 기술과 숫자를 제시하며 설득하려 한다. 화려하고 방대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밀어부친다. 정작 가치의 짝인 고객의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는 드물다.
제품에 내포된 가치 제안과 고객의 필요와 문제점은 항상 짝을 이룬다. 제품-시장 궁합으로 이루어진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소모품과 같다. 여러 측면에서 검증하면서 사람들에게서 ‘와우!’ 하는 반응을 얻지 못하면 미련 없이 버려라. 미련 때문에 여기저기 땜질해 억지로 우기며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품을 미리 만들어놓고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후에는 매몰 비용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p.118)
정말ㄹ 고객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PMF에 큰 공을 들여야하고, 그렇게 제품을 찾아나가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승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핵심 철학이다.